8월 18일 화요일의 뮤레터는 “쓸쓸한 가을, 지나간 사랑과 시간의 그리움”을 주제로 열여덟 곡이 흘렀습니다. 이날 DJ 이광한 님의 선곡에서 백미는 같은 노래를 두 번 듣는 경험이었습니다 — 비제의 오페라 ‘진주조개잡이’ 중 아리아 ‘Je Crois Entendre Encore’를 니콜라이 게다의 목소리로 먼저 듣고, 곧이어 핑크 플로이드의 데이비드 길모어가 부른 버전으로 다시 들었습니다. 같은 선율이 성악과 록 기타를 오가며 전혀 다른 그리움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어진 연결도 흥미로웠습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을 듣고 나서 에릭 카먼의 ‘All by Myself’를 들으면, 팝의 명곡이 어디에서 왔는지 귀로 확인하게 됩니다. 중반부에는 톰 웨이츠의 ‘Tom Traubert’s Blues’에서 ‘Tennessee Whiskey’, ‘Whiskey And Morphine’, ‘Old Fashioned Morphine’으로 이어지는 위스키와 블루스의 흐름이 가을 저녁의 정서를 끌고 갔습니다.
우리 음악가들의 연주도 있었습니다. 웅산이 부르는 ‘Koop Island Blues’,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의 ‘Armando’s Rhumba’ — 그리고 마지막은 매지 스타의 ‘Flowers in December’와 시가렛 애프터 섹스의 ‘Apocalypse’로, 여운이 긴 마무리였습니다.



뮤레터는 이런 시간입니다
뮤레터(MUSIC LETTER)는 전북 완주 소양의 복합문화공간 헤아리움 음악감상실에서 열리는 음악편지 프로그램입니다. 매주 화요일, 그리고 매월 첫째·셋째 토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DJ 이광한 님이 매 회차의 주제에 맞춰 플레이리스트를 직접 선곡해 LP와 진공관 사운드로 들려드립니다. 현장에서는 종이 신청서로 신청곡과 사연도 받아 함께 들려드리니, 처음 오신 분도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별도 참가비는 없고 입장권 1만원(1일권)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머무를 수 있고 중간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재입장도 가능합니다. 전주에서 차로 20분 남짓, 소양 모래재로의 숲 곁에 있으며 카페 소리나무가 함께 있어 음악과 커피를 하루에 담아 가기 좋습니다.
다음 일정과 프로그램 소개는 프로그램 안내에서, 찾아오시는 길은 오시는 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주소는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소양면 모래재로 43, 문의는 010-5211-8254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