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 화요일 오후 2시, 헤아리움 음악감상실의 뮤레터는 국경을 넘는 열아홉 곡으로 채워졌습니다. 이날의 주제는 “낯선 나라의 노래에서 익숙한 감정을 만나는 시간” — 가사를 다 알아듣지 못해도 멜로디가 대신 전해 주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DJ 이광한 님의 선곡을 따라 두 시간 동안 확인한 자리였습니다.
포문은 고탄 프로젝트(Gotan Project)의 일렉트로 탱고 ‘Una Musica Brutal’이 열었습니다. 프랑스 샹송 ‘C’est Si Bon’과 러시아 집시의 노래 ‘Les Yeux Noirs’, 유대 클레즈머 ‘Tumbalalaika’를 지나, 아그네스 발차가 부르는 그리스 노래 ‘Aspri Mera Ke Ya Mas(우리에게 좋은 날이 올거야)’가 감상실의 공기를 바꿔 놓았습니다. 이어진 두 곡은 이날 선곡의 백미였습니다 — 스페인 시인 로르카의 시 하나를, 레너드 코언의 영어 노래 ‘Take This Waltz’와 실비아 페레스 크루스의 스페인어 원시 ‘Pequeño Vals Vienés(작은 비엔나 왈츠)’로 연달아 들으며 같은 시가 두 언어에서 어떻게 다른 결이 되는지 귀로 비교했습니다.
후반부에는 익숙한 우리 노래가 놓였습니다. 박인희의 ‘세월이 가면’과 ‘목마와 숙녀’ — 낯선 나라의 노래들 사이에서 만나는 모국어의 시는 유난히 깊게 울립니다. 마지막은 알랭 들롱의 내레이션이 흐르는 ‘Paroles, Paroles’로, 달콤한 속삭임과 함께 마무리되었습니다.



뮤레터는 이런 시간입니다
뮤레터(MUSIC LETTER)는 전북 완주 소양의 복합문화공간 헤아리움 음악감상실에서 열리는 음악편지 프로그램입니다. 매주 화요일, 그리고 매월 첫째·셋째 토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DJ 이광한 님이 매 회차의 주제에 맞춰 플레이리스트를 직접 선곡해 LP와 진공관 사운드로 들려드립니다. 현장에서는 종이 신청서로 신청곡과 사연도 받아 함께 들려드리니, 처음 오신 분도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별도 참가비는 없고 입장권 1만원(1일권)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머무를 수 있고 중간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재입장도 가능합니다. 전주에서 차로 20분 남짓, 소양 모래재로의 숲 곁에 있으며 카페 소리나무가 함께 있어 음악과 커피를 하루에 담아 가기 좋습니다.
다음 일정과 프로그램 소개는 프로그램 안내에서, 찾아오시는 길은 오시는 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주소는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소양면 모래재로 43, 문의는 010-5211-8254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