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화요일 오후 2시, 헤아리움 음악감상실의 뮤레터는 “다양한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사랑과 추억, 낭만적인 감성을 담은 시간”이라는 주제로 스무 곡이 이어졌습니다. 보사노바에서 재즈로, 다시 우리 가요와 팝으로 — DJ 이광한 님의 선곡은 장르의 경계를 가볍게 넘나들면서도 ‘사랑과 추억’이라는 한 줄기를 놓지 않았습니다.
문은 바다가 열었습니다. 두슈코 고이코비치의 ‘Samba Do Mar’에 이어 마르코스 발리와 스테이시 켄트가 함께한 ‘Amando Demais’까지, 브라질의 리듬이 늦여름 오후의 감상실을 채웠습니다. 곧 무대는 재즈로 옮겨 가 빌리 홀리데이의 ‘Fine and Mellow’와 쳇 베이커의 ‘I’m a Fool to Want You’가 흘렀습니다 — 목소리로 새겨진 블루스와, 트럼펫 주자가 노래로 부르는 후회. 사랑의 두 얼굴이 나란히 놓인 대목이었습니다.
중반에는 우리말 노래 세 곡이 이어졌습니다. 한국 재즈 보컬 박성연의 ‘바람이 부네요’, 최백호의 ‘바다 끝’, 그리고 윈터플레이가 부른 ‘세월이가면’ — 앞선 곡들의 정서가 모국어로 옮겨 오는 순간, 감상실은 한층 조용해졌습니다. 이어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영화 「스타 탄생」 주제가 ‘Evergreen Love Theme’과 록시트의 프론트맨 페르 게슬레가 아그네스 칼슨과 다시 부른 ‘It Must Have Been Love’가 시대를 건너뛰며 낭만을 이어받았습니다.
이날 선곡의 백미는 후반부에 있었습니다. ‘My Foolish Heart’를 연달아 두 번 — 브라질 가수 에밀리오 산티아고의 목소리로 먼저 듣고, 곧이어 빌 에반스의 피아노로 다시 들었습니다. 같은 선율이 노래와 연주로 나뉘어 흐르자, 가사가 사라진 자리에 각자의 기억이 들어앉는 경험이었습니다. 마지막은 다시 브라질로 돌아가 마리아 베타니아의 ‘As Canções Que Você Fez Pra Mim(당신이 나를 위해 만든 노래)’, 안드레아 모티스의 ‘Crazy’, 영화 「흑인 오르페」의 ‘Manhã de Carnaval(카니발의 아침)’을 지나,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라는 부제가 붙은 ‘Ei Sham Baofek’으로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되었습니다.



뮤레터는 이런 시간입니다
뮤레터(MUSIC LETTER)는 전북 완주 소양의 복합문화공간 헤아리움 음악감상실에서 열리는 음악편지 프로그램입니다. 매주 화요일, 그리고 매월 첫째·셋째 토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DJ 이광한 님이 매 회차의 주제에 맞춰 플레이리스트를 직접 선곡해 LP와 진공관 사운드로 들려드립니다. 현장에서는 종이 신청서로 신청곡과 사연도 받아 함께 들려드리니, 처음 오신 분도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별도 참가비는 없고 입장권 1만원(1일권)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머무를 수 있고 중간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재입장도 가능합니다. 전주에서 차로 20분 남짓, 소양 모래재로의 숲 곁에 있으며 카페 소리나무가 함께 있어 음악과 커피를 하루에 담아 가기 좋습니다.
지난 회차의 기록은 뮤레터 플레이리스트 아카이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 일정은 프로그램 안내, 찾아오시는 길은 오시는 길에서 확인하세요. 주소는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소양면 모래재로 43, 문의는 010-5211-8254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