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토요일 오후 2시, 전북 완주 소양의 헤아리움 음악감상실에서 9월 첫 토요일 뮤레터가 열렸습니다. DJ 이광한 님의 선곡에 현장에서 접수된 신청곡을 더해 모두 열아홉 곡이 이어졌고, 프랑스어에서 스페인어로, 다시 포르투갈어로 건너가는 오후였습니다.
문을 연 것은 같은 이름을 단 두 곡이었습니다. 폴 모리아 악단이 관현악으로 들려주는 ‘Penelope’에 이어,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토레스가 스페인어로 부르는 ‘Penélope’. 악기로 한 번, 사람의 목소리로 한 번 — 같은 이름이 전혀 다른 온도로 도착했습니다. 뒤이어 칠레의 미리암 에르난데스가 부른 ‘Huele a peligro’가 흐르며 라틴 발라드의 결이 이어졌습니다.
이날 선곡의 중심은 네 번째와 다섯 번째 곡에 있었습니다. 샤를 아즈나부르의 ‘Hier encore’와 로이 클락의 ‘Yesterday, When I Was Young’이 나란히 놓였는데, 두 곡은 본래 하나의 노래입니다. 1964년 아즈나부르가 프랑스어로 발표한 곡에 훗날 영어 노랫말이 붙어, 1969년 로이 클락의 목소리로 다시 불렸지요. 지나간 젊음을 돌아보는 같은 이야기가 샹송의 낭송처럼 한 번, 컨트리의 담담한 어법으로 또 한 번 — 언어를 바꿔 연달아 흐르는 순간이었습니다.
후반부는 포르투갈어권의 노래로 채워졌습니다. 베빈다가 부른 ‘Ja Esta(이젠 되었어요)’가 다리를 놓았고 — 귀에 익은 우리 노래를 포르투갈어로 옮긴 곡입니다 — 이어 포르투갈 파두 가수 지젤라 조앙의 ‘Maldição(저주, 어두운 숙명)’, 카보베르데의 싱어송라이터 테오필로 샹트르의 ‘Roda Vida(흔들리는 인생)’, ‘맨발의 디바’로 불린 세자리아 에보라의 ‘Jardim Prometido(약속의 정원)’, 앙골라 출신 발데마르 바스투스의 ‘Aurora’, 그리고 파두를 대표하는 목소리 마리자의 ‘Ó Gente da Minha Terra’까지 이어졌습니다. 포르투갈에서 카보베르데와 앙골라로 — 대서양을 건너간 언어가 저마다의 리듬을 입고 돌아오는 흐름이었습니다.



뮤레터는 이런 시간입니다
뮤레터(MUSIC LETTER)는 전북 완주 소양의 복합문화공간 헤아리움 음악감상실에서 열리는 음악편지 프로그램입니다. 매주 화요일, 그리고 매월 첫째·셋째 토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DJ 이광한 님이 매 회차의 주제에 맞춰 플레이리스트를 직접 선곡해 LP와 진공관 사운드로 들려드립니다. 현장에서는 종이 신청서로 신청곡과 사연도 받아 함께 들려드리니, 처음 오신 분도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별도 참가비는 없고 입장권 1만원(1일권)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예약 없이 오셔도 되고, 하루 종일 머무를 수 있으며 중간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재입장도 가능합니다. 전주에서 차로 20분 남짓, 소양 모래재로의 숲 곁에 있으며 카페 소리나무가 함께 있어 음악과 커피를 하루에 담아 가기 좋습니다.
지난 회차의 기록은 뮤레터 플레이리스트 아카이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 일정은 프로그램 안내, 찾아오시는 길은 오시는 길에서 확인하세요. 주소는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소양면 모래재로 43, 문의는 010-5211-8254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