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화요일 오후 2시, 전북 완주 소양의 헤아리움 음악감상실에서 열린 뮤레터의 주제는 “비 오는 날, 낭만적인 음악 여행”이었습니다. DJ 이광한 님이 고른 열다섯 곡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음악에서 북유럽으로, 다시 프랑스와 포르투갈, 브라질까지 — 창밖의 빗소리를 배경음 삼아 한 나라씩 건너가는 오후가 되었습니다.
여정의 출발점은 영화 「미션」이었습니다. 웅산이 데이먼 브라운의 트럼펫과 함께한 ‘Vivaldi’s song’으로 문을 연 뒤, 엔니오 모리코네가 「미션」을 위해 쓴 ‘Gabriel’s Oboe’가 헨릭 하임 골드슈미트의 오보에로 흘렀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박기영이 부르는 ‘Nella Fantasia’ — 같은 선율에 이탈리아어 노랫말을 얹은 노래입니다. 악기가 먼저 부른 선율을 사람의 목소리가 이어받는, 오늘 여정의 첫 번째 이정표였습니다.
이어 북유럽으로 건너갔습니다. 노르웨이의 롤프 러블란과 아일랜드의 바이올리니스트 피오뉴알라 셰리가 만든 듀오 시크릿 가든의 두 곡 — 1995년 유로비전에서 우승한 ‘Nocturne’의 2015년 실황과, 대표곡 ‘Song From A Secret Garden’이 연달아 놓였습니다. 그 다음은 프랑스어의 시간. 샤를 아즈나부르의 ‘Non, je n’ai rien oublié(아니, 나는 아무것도 잊지 않았어)’, 세르주 라마의 곡을 라라 파비앙의 목소리로 들은 ‘Je Suis Malade(나도 아프다오)’, 그리고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Belle’을 가루·다니엘 라부아·파트릭 피오리 세 사람의 목소리로 들었습니다.
후반부는 비의 정서로 기울었습니다. 포르투갈의 마드레데우스가 ‘A Andorinha Da Primavera(봄의 제비)’·’Não muito distante(그리 멀지 않는 곳에)’·‘Alma(영혼)’ 세 곡을 이어 부르며 리스본의 고요를 감상실에 옮겨 놓았고, 얀카 루핀카의 ‘It’s Raining Hard Outside’가 제목 그대로 창밖의 비를 불러들였습니다. 이어 스탄 게츠와 주앙 지우베르투,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빙이 함께한 ‘Para Machucar Meu Coração(내 마음을 짓누르는 것)’이 보사노바의 온도로 공기를 데웠고, 록시트의 페르 예슬레가 아그네스 칼손과 다시 부른 ‘It Must Have Been Love’, 숀 필립스의 ‘The Ballad of Casey Deiss’로 여행이 닫혔습니다.



뮤레터는 이런 시간입니다
뮤레터(MUSIC LETTER)는 전북 완주 소양의 복합문화공간 헤아리움 음악감상실에서 열리는 음악편지 프로그램입니다. 매주 화요일, 그리고 매월 첫째·셋째 토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DJ 이광한 님이 매 회차의 주제에 맞춰 플레이리스트를 직접 선곡해 LP와 진공관 사운드로 들려드립니다. 현장에서는 종이 신청서로 신청곡과 사연도 받아 함께 들려드리니, 처음 오신 분도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별도 참가비는 없고 입장권 1만원(1일권)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예약 없이 오셔도 되고, 하루 종일 머무를 수 있으며 중간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재입장도 가능합니다. 전주에서 차로 20분 남짓, 소양 모래재로의 숲 곁에 있으며 카페 소리나무가 함께 있어 비 오는 날 실내에서 음악과 커피를 하루에 담아 가기 좋습니다.
지난 회차의 기록은 뮤레터 플레이리스트 아카이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 일정은 프로그램 안내, 찾아오시는 길은 오시는 길에서 확인하세요. 주소는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소양면 모래재로 43, 문의는 010-5211-8254입니다.

